경남영상자료관
리플렛

경남영화이야기

[시네피플] 지역영화동아리 빛공방, 주변에 같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이번생은 성공했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8-31


Q. 안녕하세요. 장가영, 김진, 이기혜 감독님. 경남영상자료관을 찾아주신 분들께 동아리 빛공방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안녕하세요. 빛공방은 <2021 경남영화아카데미>에서 만난 수강생들로 영화를 더 재밌게 보고 함께 작업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에요. 주기적으로 만나 예술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토론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짧은 극영화 작업도 함께 하고 있어요.


Q. ‘빛공방’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김: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게 공방이잖아요. 저희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기도 하니까 영화는 곧 빛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빛공방’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어요. 어감도 좋고, 떡집 이름 같기도 한 이 이름이 좋아서 활동명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장: 저는 딱 맞는 말 같았어요. 저희는 영화를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영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잖아요. 딱 영화동아리에 맞는 이름이라고 느껴져서 듣자마자 좋았어요.


Q. <2021 경남영화아카데미>를 통해서 세 분이 만나 빛공방이라는 영화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들 경남영화아카데미는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장: 19년도에 창원에 왔어요. 이전에는 단편영화도 찍어보고 이것저것 하며 지내왔었는데, 결혼하고 창원에 왔는데 연고도 없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놀아야겠다 다짐했었죠. 계속 놀다 보니까 마음 한편에서 뭐라도 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더라고요. 다시 한번 일을 하고 싶고, 재밌는 거 하고 싶은 마음에 영화아카데미를 신청했었죠. 그걸 계기로 단편영화도 찍고,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 재밌게 지내고 있어요(웃음).


이: 저는 영화나 영상 쪽과는 관련 없는 일을 하다 결혼하고 나서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7년 정도 육아에만 전념했었어요. 아이가 자라고 난 뒤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하러 가야 될까 아니면 새로운 걸 해보면 어떨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뭘 하지 고민을 하던 와중에 아이가 핸드폰에 영상을 엄청 찍어둔 걸 발견했죠. 이 많은 영상을 편집해서 잘 보관해 두면 좋을 것 같은데 그때 당시에 저는 할 줄 모르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촬영과 편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영화도 만들고 영상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김: 저는 실용음악을 전공했어요. 음악을 가르치면서 지내고 있었죠.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강의가 없어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진 거예요. 그때 제가 직접 교육 콘텐츠를 만들면 어떨까 해서 창원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했던 국비과정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사 양성과정’을 들었어요. 하다 보니까 제가 유튜브 제작과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튜브와 같이 쉽게 소비되는 콘텐츠 말고 극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 들었죠. 그때 경남영화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게 된 거예요. 처음엔 조금 망설였는데, ‘경남도민 누구나’라는 문구를 본 순간 바로 신청서를 제출했어요.
연출과정을 들었었고, 그때 가영님을 처음 만났어요. 기혜님과는 이전에 국비과정으로 들었던 교육으로 알고 있었고요. 가영님과 저는 같은 연출 전공 수강생이라 교육 들으면서 친해질 수 있었고, 기혜님과 가영님은 같은 제작팀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서로가 친해지게 된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셋이 모여서 이것저것 하며 지내고 있어요.



Q. 경남영화아카데미 이후로 세 분이서 함께 ‘빛공방’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은지 궁금해요.


김: 저도 주부고, 육아도 하고 있고 주변에 같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이번생은 성공했죠. (웃음) 지역에 예술극장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누군가한테 영화 보러 가자고 말하기는 쉽지가 않아요. 오로지 영화만을 보기 위한 공간이라 영화를 즐기지 않는 분이라면 말을 먼저 꺼내기 쉽지 않아요.
<빛공방>이라면, 말이 달라지죠. 서로가 같이 영화를 보고 싶고, 극장이라는 공간에 같이 있고 싶어요. 또 영화를 같이 만들고 싶은 그런 팀이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이: 제가 이 팀이 아니면 사실 영화를 할 일이 없어요.(웃음) 영화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했긴 했지만 빛공방이 아니었다면 거기서 그쳤을 거예요. 내가 옛날에 이런 곳에서 수강했었지 하고 지나갈 수 도 있었던 부분이란 말이죠. 이렇게 셋이서 늘 같이 모여서 영화를 보고, 만들면서 지내다 보니 끊임없이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고, 생각해 보게 돼요.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거죠. 취미로 시작한 걸 직업적으로 찾아갈 수 있게끔 해준 건 이 모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장: 20대에 서울에 있다가 딱 서른 되던 해에 창원에 왔어요. 그땐 진짜 막막했어요. 인생이 끝난 줄만 알았어요. 전혀 연고지가 없던 동네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사실 영화도 그렇고 무언가를 하려면 사람이 제일 필요하잖아요. 근데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자체가 제가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엄청난 도움이 돼요. 작년에 셋이서 함께 단편영화를 두 편이나 찍었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뭘 하자고 하면 싫다는 말이 없어요 다들.(웃음) 영화를 찍을 때 그저 일로서만 만나면 서로가 흩어지면 끝이잖아요. 저희는 영화를 다 찍고 나면 일종의 반성회 같기도 한 토론회를 열어요. 그게 저한테는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었어요. ‘내가 아무런 연고지가 없는 이곳에 와서도 무언가를 할 수 있구나’ 하는 힘을 얻어가요 늘.


Q. 작년에 세 분이서 단편영화 두 편을 제작하셨다고 했는데, <어느 다행인 죽음>과 <작은 하루>, 두 작품 모두 올해 수려한 합천 영화제 경쟁부문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너무 축하드려요. 


김, 이, 장: 감사합니다.(웃음)


Q. 김진 감독님의 <작은 하루>와 장가영 감독님의 <어느 다행인 죽음>에서 서로 역할 분담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셨나요?


장: <작은 하루>에서 조연출을 맡았어요.


이: 저는 두 작품 다 PD와 스크립터를 했었죠. 


김: 연출부가 사실 세 명밖에 없어서.(웃음) 셋이서 이것저것 도맡으면서 진행하고 했었어요. 저번에는 극 영화를 두 편 진행해서 저와 가영님이 연출을 진행했는데, 곧 다큐 제작을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요. 저희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형식이기도 해서 이런 형식은 기혜님이 아무래도 영상제작업을 하고 있다 보니 기혜님이 연출을 하기로 했어요. 기혜님이 연출을 하고, 가영님은 이번에 제작을 맡게 될 거고, 저는 현장에서 촬영과 녹음을 배워가면서 각자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을 담당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보고 싶어요.


Q. 지금 제작 예정 중인 다큐멘터리는 동네책방에 관한 이야기라고 들었어요. 동네책방이라는 소재는 누가 먼저 하자고 제안하셨나요?



김: 제가 또...(웃음) 저희는 뭐라도 할 거리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라. 사실 동네책방에 늘 애정이 있었고, 가영님도 동화 작가이기도 하고 또 기혜님은 책방 관련해서 문화기획은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제가 봤을 때 흔히 말하는 ‘힙’한 사람들은 왜인지 동네책방에 모여드는 것만 같았어요.(웃음) 동네 책방이라는 재미있는 공간에서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는 그런 문화가 흥미롭게 다가와요.


Q. 올해 <빛공방>의 목표 중에 하나가 영화비평집이나 영화에세이집 출간이라고 들었어요. 에세이집을 출간한다면, 어떤 주제를 다룰 예정일까요?


김: 저희가 영화를 만들면서 겪었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려낼 예정이에요. 사실 저희가 재작년에 <2021 경남영화아카데미>를 통해 영화를 처음 만들어봤고, 그 과정에서 겪었던 재미난 에피소드가 너무나도 많아요. 그런 것들을 다 기록해 놓고 싶어요. 영화를 만드는 과정들 하나하나 다 소중한데, 기록하지 않으면 휘발되어서 없어질 것 같아요. 영화만 덩그러니 남아있게 되는 것보다는 그 과정을 다 기록해서 남겨놓고 싶어요.


이: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연출하는 분들은 늘 자기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있잖아요. 저는 배운 것 자체가 촬영이었고, 처음 영상을 시작했던 게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제가 조금 더 재미있게 하고자 하는 일을 찾기 위함이었어요. 그래서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일이 제게는 너무 소중해요. 그런 재밌는 과정 속에서 결과가 좋으면 좋은 거고, 좋지 않더라도 그 과정이 좋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그렇잖아요. 영화라는 결과만 남아있고, 영화를 만든 그 과정들은 기억에 남질 않아요. 결과물은 결국 연출자가 가지게 되고,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진 않더라고요. 거기에 큰 욕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더더욱 과정들을 기록해서 남겨놓아야 될 것 같더라고요. 먼 훗날 우리 아이가 ‘엄마가 언젠가 이런 일을 했었구나’하고 남아있었으면 해서요. 특히 영상은 그런 매체이기도 하니까요.


Q. 마지막으로 빛공방이 아닌 세 분의 자기소개로 마무리를 지으면 좋을 것 같은데, 세 분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 저는 보통 기타 강사라고 해요 사실. 기타 강사로 돈을 벌고 있으니까요. 영화로는 사실 돈을 벌고 있진 않죠. 대신 쓰고만 있어서. (웃음) 그래도 이번에 수려한 합천영화제에 가게 되었으니까, 이젠 감독이라고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이: 영상을 통해서 무언가를 전달하고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영상을 매개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요.


장: 저는 글 쓰고 있다고 보통 저를 소개하고 있어요. 이번에 시나리오 교육도 하게 되었고, 글로 이젠 돈을 벌기도 하니까요. 자신 있게 말하고 싶어요.(웃음)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