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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포커스] 통영영화제 김원철 집행위원장, 통영에서도 영화를 향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9-02


Q.통영 영화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작년에 비해 올해 규모가 조금 더 커져서 준비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웃음).


Q.집행위원장님께서는 통영영화제 이전부터 영화 제작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잖아요. 처음에 어떻게 영화를 시작하신 거예요?  


처음엔 대학로 극단의 배우로 시작했어요. 24살이었죠. 지금 보면 안 믿기지만 그때는 인물이 좋았거든요(웃음). 당시에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어요. 극단 배우가 돈을 번다는 게 엄청 힘든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한 6개월 정도 극단 생활을 하다가 뮤직비디오나 광고 쪽 연출부로 방향을 돌렸죠. 연출부 생활도 2년 정도 했었어요. 
20대 때는 너무 막연했죠. 노력은 별로 안 하면서 대충 있다 보면 성공하겠지 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재정적으로 힘들기도 했고요. 그러다 결국엔 생업을 위해서 다른 일을 선택했죠.  

마흔 넘고 난 후에 미련이 남더라고요. 시대가 너무 많이 바뀌었잖아요. 지방에서 영화 관련 일을 해도 하나의 직업으로서 생활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더 나이 들면 할 수가 없다는 그런 이유에서 지금부터 시작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영화 일을 시작했죠. 제작부터 차근차근. 영화산업에서 가장 다양한 것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거든요. /p>


Q.아까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언제부터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했는지도 궁금해요.  


제 아버지가 영화광이에요. 집에 가면 단 하루도 안 빼고 영화를 봤어요. 영화를 보고 주무시고 또 보는 분이셨죠. 저도 아버지를 따라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자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의 매력을 알게 된 거죠. 그때 제가 초등학생이었는데 지금 유명하다고 언급되는 고전 영화들을 그때 아버지가 다 보여줬어요. 영화로 제가 뭘 해보겠다는 건 아니었어요. 그때는 그저 배우가 되고 싶었죠.  

통영에서도 영화 활동을 한다는 건 2019년 통영 시민 영화 네트워크로 알게 되었어요. 그때 상영회도 하고, 영화 교육도 진행하면서 통영에서도 영화를 향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Q.지역영화 네트워크 허브 지원 사업으로 진행한 걸로 기억해요. 통영 시민 영화 네트워크를 통해서 <통영에서의 하루>(2022, 한경탁)라는 장편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집행위원장님이 운영하는 제작사인 투영 필름에서 제작한 첫 번째 장편영화라고 알고 있어요.  


<통영에서의 하루>는 제가 지금까지 이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있게 된 동기가 된 작품이죠. 한경탁 감독님이 최정민 감독님 후배예요. 통영을 배경으로 글을 쓴 게 있는데 제작 관련해서 소개해 줄 분이 있는지 최정민 감독님께 먼저 연락이 왔었고, 저랑 연결을 시켜준 거죠.

그때 통영시 지자체의 행정적인 지원이라든지 어떤 장소 섭외라든지 제작부가 하는 일들을 다 맡았었어요. 일이 딱 맞더라고요. 전혀 어렵지가 않고 하는 것들이 다 술술술술 잘 진행이 되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앞으로 일이 잘 되겠구나.(웃음)


Q.그 후로 <신세계로부터> 제작으로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최정민 감독님과의 인연이 계속 이어지네요.  


그러게 말이에요(웃음). <신세계로부터>에서는 제가 제작실장이자 라인 PD로 참여했었죠. PD가 해야 될 역할을 제가 다 했다고 보면 돼요.
고성군과 MOU도 맺고 장소 섭외도 쉽게 진행할 수 있었고, 고성에서 숙박도 다 제공받았죠. 감독님께서 이전 작업들에서는 PD의 역할을 본인이 다 했대요. <앵커> 때도 그랬고. 이번 작품에서는 역할 분담이 딱 돼버리니까 오로지 연출에 집중을 할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신세계로부터>는 제가 메인 피디는 아니었지만, 작품의 PD로서의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Q.작년에 처음 통영에 영화제를 개최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이 통영에서 영화제를 만들게 된 건지 궁금했어요.  


지금 제가 속해있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통영 지부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 통영지부는 2019년도에 만들어졌어요. 이 단체를 설립할 때부터 실은 영화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거였죠.  

경남에서는 경남영화협회가 경남독립영화제를 하고 있고 미디어센터내일이 진주 같은 영화제를 하고 있었고 두 영화제가 10년 이상 영화제를 지속해 오고 있었는데도 잘 몰랐어요 사실. 그래서 통영에서 영화제를 제대로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통영은 영화 역사가 굉장히 깊은 도시예요. 100년 전에 영화 제작사가 두 곳이나 있었고 봉래극장이라는 오래된 극장도 있었고요. 통영은 영화에 관한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 곳이고, 영화제를 한다는 게 전혀 이상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크게 국제영화제를 만들고 싶었어요. 국제영화제를 생각하고 뛰어들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웃음). 지속적으로 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안하고 건의하면서 만든 영화제죠.


Q.처음에는 어떤 방향으로 영화제를 기획하신 건지도 궁금해요.  


통영에 있는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프로그램 보면 아시겠지만 예산과 준비 기간 대비해서 너무나 많은 걸 했거든요. 경쟁 부분도 했고 게스트를 초청해서 포럼이나 강연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했죠.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욕심이었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언론에서의 반응은 꽤나 뜨거웠고, 처음 진행한 영화제로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Q.작년에 통영영화제 포스터가 강렬하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어요. 포스터 작업도 통영에 있는 예술가 분과 함께 작업하셨다고 들었어요.  


영화제가 티-블루, 티-레드. 티-그린 이렇게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눴어요. 처음에 많은 분들이 통영에서 영화제를 하면 바다 영화제를 하는 게 제일 좋지 않느냐고 말씀을 주셨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 바다 하나만으로 통영을 표현하기엔 아까웠어요. 가진 게 많은 도시예요. 바다, 예술, 관광 이 세 가지 주제로 기획을 했어요. 통영은 너무나 많은 예술인들이 있는 고향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포스터 작업도 반드시 지역 작가 중에 한 분의 작품을 써야 되겠다고 생각했죠. 1회 포스터가 김재신 작가님의 작품이거든요. 작가님의 작품 중 하나였고, 주제에 너무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가님께 부탁을 드렸고, 작가님께서는 돈 1원도 안 받고 흔쾌히 사용해도 된다고 허락하셨죠. 그렇게 나온 포스터예요(웃음).




Q.작년에 이어 올해도 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고,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예산이 더 증액되었다고 들었어요. 지금 통영영화 아카데미도 그렇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계실 텐데 올해 통영영화제는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궁금해요.  


올해는 영화에 더 집중하려 해요. 작년에는 통영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 했다면 올해는 욕심을 줄여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할까 해요. 그래서 영화 아카데미도 개최해서 영화제 기간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고요. 41초 청소년 영화제도 그렇고 올해는 오롯이 영화인들과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통영에 모일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에요. 내년에 더 확실한 정체성을 잡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영화에 집중해야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올해는 해외 작품들을 가져왔어요. 아직 국내에 초청된 적 없는 작품도 있고, 올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상영한 후에 통영영화제에 상영이 예정되어 있는 작품도 있어요. 올해 통영영화제의 심사위원인 김재록 배우님께서 연결해 준 분을 통해 작품을 만나게 됐죠. 일본에서는 단편 한 편과 장편 한 편을 초청해서 두 편정도 상영할 예정이고, 유럽 쪽에서도 몇 작품 더 수급해서 관객분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Q.통영영화아카데미나 41초 청소년 영화제도 그렇고 지역에 영화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들이 눈에 띄어요.  


그런 바람이 담겨있죠(웃음). 아카데미 같은 경우에는 연출이나 촬영, 제작 모든 방면을 바라볼 수 있는 최정민 감독님께서 주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또 41초 청소년 영화제는 작년에도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에요. 통영에도 점차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통영의 자연유산인 570개의 섬 중 주민이 살고 있는 유인도가 41개뿐이더라고요 거기서 착안해서 통영에 유인도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과 미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만들게 된 프로그램이죠.


Q.올해 통영영화제를 찾아올 관객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통영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영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제2회 통영영화제는 더욱 다양한 작품들과 프로그램들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과 소통하고 관객 간의 교류를 나누며 그리고 영화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나눌 수 있길 바라며 먼 길 통영을 찾아주신 관람객과 지역민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져 지속가능한 영화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마지막으로 집행위원장님께 영화는 어떤 존재인가요?  


영화가 제게 거창한 존재는 아니에요. 영화를 다시 시작한 이유는 결국 직업으로서의 선택이니까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잘 제작된다면 밥벌이도 될 수 있으니까요. 흔히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하죠. 영화는 그만큼 다양한 예술 요소가 결합된 강력한 이야기 전달 수단이에요. 영화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작하고, 관객과 소통하며 공감을 나눌 수 있어요. 또한 영화 제작은 직업으로서 매우 큰 가치와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것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말로 덕업일치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영화는 제게 더없이 특별한 의미를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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