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영상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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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1-25

Q. 경남영상자료관 경남영화이야기 독자 분들께 감독님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2021년 경남 영화 아카데미 연출 전공을 수료했고요, <일곱 살은 일곱 살을 살고>라는 단편을 연출했어요. 또 그 이후에 ‘2022년 창원시 영상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서 <작은 하루>라는 단편을 연출했습니다.
Q. 감독님께서는 처음 영화를 접했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어렸을 땐 비디오도 많이 소비하고 TV에서 토요 영화 이런 것들 챙겨보며 지내기도 했고요. 이십대 땐 제가 부산에서 생활하면서 시네마테크를 들락날락하면서 정말 다양한 영화를 접했고, 내가 몰랐던 세계가 여기 있었다는 걸 알게 됐죠.
Q. 경남영화아카데미는 어떻게 신청하게 되셨나요?
그때까지만 해도 영상에 관심이 있었어요. 한창 코로나 시기였고 영상을 읽고 소비하는 리터러시 능력이 필수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영상 배울 수 있는 교육을 들었어요. 교육을 들으면서 실습을 하다 보니까 영상 에세이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촬영한 영상 위에 음악과 자막을 넣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때 영상을 만드는 재미를 처음 느꼈죠. 하다 보니까 더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혼자서 하면 아무래도 이 작업들이 제한적이잖아요. 일상적인 풍경을 담는 것을 넘어서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아서 다른 분들과 함께 협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경남영화아카데미에 지원했죠. 그때는 정말 하고 싶었어요.

Q. 감독님의 첫 작품 <일곱 살은 일곱 살을 살고>를 처음 떠올리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사실 제가 영화를 하고 싶었던 사람도 아니었고 굉장히 상상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라는 생각에 이 교육 과정을 들으면서 목표는 딱 하나였어요. 나의 이야기가 영화화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내 시나리오는 써야겠다는 것이요. 근데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결국 내 경험에서 비롯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저희 아이가 5살쯤이었고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제 삶의 절반은 육아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거를 극 영화의 소재로 풀어내면 어떨까란 생각을 했어요. 내가 겪고 있는 이야기니까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어가 볼 수 있을 것 같았죠.
모든 사람에게 보호자가 없이 처음 보낸 하루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몇 살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구한테나 그 첫 순간이 있을 거예요. 저는 그걸 일곱 살로 설정을 해봤어요. 일곱 살 아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서 하루를 혼자서 보내야 하는데 그날 하루에 아주 특별한 사건이 생기는 거죠. 그랬을 때 아이가 어떻게 행동하고 그런 일련의 사건들이 그 아이의 성장에 어떤 동력이 될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봤어요. 그러면서 제가 옆에서 본 아이들의 특성, 어떤 시련이나 어떤 사건이 생겨도 뭔가 자고 일어나면 다시 또 리셋되는 그런 것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때 아카데미에서 너무 좋은 강사님들을 만났어요. 김현정 감독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기도 하셨고요. 시나리오라는 게 엄청난 고난의 연속이잖아요. 그럴 때마다 옆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끝까지 길을 잃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죠.
Q. 두 번째 연출작 <작은 하루>는 2022년 창원시 영상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제작한 작품이죠. 아카데미 수료 후 개인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게 쉽지 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첫 번째 영화 작업이 정말 재밌긴 했지만, 너무 힘들더라고요(웃음). 힘들어서 다음에 다시 해볼 수는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일단 좀 쉬자고 생각했어요. 그때 미디어센터내일에서 시나리오 과정 교육이 생겼어요. 한 8주 정도였는데 반은 온라인으로 하고 반은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교육이었죠. 저는 그런 과정이 생기면 항상 목표를 잡고 임하니까 그 시간에 내 작품 하나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써지더라고요(웃음). 혼자서 하면 늘어졌을 테지만 그 과정 안에서 완성을 해야 되는 데드라인이 있으니까 쓰게 되더라고요.
다 쓰자마자 사업 공고가 떴어요. 공고가 떠서 선정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서류를 제출했는데 선정이 됐죠. 제작을 하반기에 급하게 진행했는데, 그때도 이번 목표는 나 스스로 영화를 만든다는 과정을 제대로 한번 겪어보자라는 거였어요. 이전에는 아카데미에서 각각의 파트가 있고 자기 역할만 하면 되는 거였다면 이건 제가 사업의 주체가 돼서 사업을 직접 따와야 되는 거고 예산 집행이라든지 마무리까지 제가 다 해야 하는 거잖아요. 이 과정을 제가 한번 겪어보고 싶었어요. 또 그리고 완성을 해보고 싶었어요. 영화의 완성이 아니고 이 사업의 완성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요. 사실 제작 자체도 조금 준비가 좀 덜 되긴 했었고, 뭔가 시나리오적으로 제가 조금 더 욕심을 내고 싶었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도 결국엔 이 사업을 마무리 지었고, 영화를 완성했죠(웃음).

Q. 이번에 서울독립영화제 로컬 섹션에 <작은 하루>를 상영하게 됐죠. 처음 결과 났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서울독립영화제 작품 공고 안내를 보시면 “보고 싶어, 니 영화”라는 소개 멘트가 있어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계속 ‘보고 싶어, 니 영화’라고 몇 번이나 왔었거든요(웃음). 한 번이 온 게 아니고 그게 공모 마감이 거의 다 될 때까지 홍보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래? 한 번 보여주지’라는 마음으로 출품을 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그게 8월 즈음이어서 출품한 것도 잊어버리고 지내고 있었는데, 영화제 할 즈음이 되니까 홈페이지에 선정된 영화들 목록을 보게 되잖아요? 제가 어떤 섹션에 출품했는지 생각도 않고 처음 <단편경쟁> 섹션만 보고 제가 안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며칠 뒤에 로컬 섹션에 선정됐다는 메일이 온 거죠. 정말 기뻤어요.
이전에 다른 영화제에서 상영을 한 적은 있지만,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 50회를 맞이했고 독립영화계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축제기도 하니까 굉장히 영광스럽고 너무 신나는 일인 것 같아요.
Q. ‘빛공방’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2021년 경남영화아카데미 기수들끼리 만나 함께 영화 작업을 이어오고, 작년엔 ‘영화 찍는 마음’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죠. 요즘엔 함께 어떤 작업을 기획 중이신가요?
올해도 뭔가를 같이 사업적으로 해보자는 말은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우리 더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격주에 한 번씩 영화 비평서 등을 읽으면서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요. 같이 모여서 영화를 보고 얘기하고 조금 가볍게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관계를 이어오고 있죠. 내년에는 올해를 바탕으로 같이 뭘 해볼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Q. 경남에서 지속적으로 영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영화아카데미를 체계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영화아카데미까지는 아니지만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고 신진 영화인들은 지속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돌아보면 제가 영화를 하고 싶다거나,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작품을 연출하기 이전에는 그저 영화를 보는 사람, 영화를 조금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 생각한 게 다였지만 영화아카데미를 통해서 또 다른 제 욕망을 알 수 있었어요. 지역에서 영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정말 흔치 않잖아요. 저도 경남영화아카데미의 엄청난 수혜자로서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서 또 다른 교육을 받고 싶기도 하고, 지역에서 더 많은 영화인을 만나고 싶기도 해요.
대구 같은 경우에는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서 지역에 자리 잡고 계신 감독님들이 멘토의 역할을 아낌없이 하면서 영화를 하기 위한 든든한 바탕을 만들게 되잖아요. 경남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조금 더 탄탄한 체계가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Q. 경남에서 영화 일을 하는 분들이나 하고 싶은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영화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제가 무슨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지만(웃음) 실질적으로 제일 도움을 받았던 건 끊임없이 지역에 있는 사업 공고를 살펴봤던 거예요.
‘영화를 만들고 싶어’라는 막연한 꿈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했던 것 같아요. 그게 창작의 동력이 되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감독님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을 조금 소개해 주신다면요?
제가 미디어 교육 강사로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해요. 강사로서 아이들하고 만나면 숏폼을 제작하는 수업도 해요. 그런 수업을 할 때마다 짧게 소비하는 영상을 계속해서 재생산하는 게 이게 맞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한 번씩 들 때가 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한번 이야기로 풀어보려 해요.